폭주하는 이스라엘, ‘극우정권 유지·미국 묶어두기’ 노림수 네타냐후 극우 내각 유지 미국 등 동맹들 묶어두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8-02 17:13 조회34회관련링크
본문
이란 대통령 취임식 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일어난 하마스 정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 암살 사건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극우 정부가 벌인 도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에서 다시 긴장을 극적으로 고조시켜 국내적으로는 정권을 유지하고, 대외적으로는 미국 등을 어쩔 수 없이 이스라엘 지지로 묶어두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네타냐후 정부는 최근 최대 지원국인 미국에서 권력 교체기를 맞아 가자 전쟁에 대한 지지가 줄어드는 현실에 직면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을 방문해 지난 24일 상하원 합동 의회연설을 했으나,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부상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부통령이 겸직하는 상원 의장인데도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민주당 지지층들의 반이스라엘 여론을 감안한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5일 네타냐후를 만나서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일에 침묵하지 않겠다”고 직접 비판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도 막상 가자 전쟁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그는 방미한 네타냐후와 회동하기 전 25일 한 폭스뉴스와의 회견에서 이스라엘이 전쟁을 신속히 끝내고 인질을 데려와야 한다고 압박했다. 트럼프도 전쟁 개입에 대해 부정적인 지지층들을 의식한다.
그러나 만약 중동에서 이란 및 친이란세력과 이스라엘 사이 전면전 위기가 일면 미국 여야 정치 세력 모두 이스라엘 지지로 회귀할 수 밖에 없다. 3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로버트 우드 미국 차석대사는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 기타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가자 전쟁 휴전 협상도 이스라엘이 더는 피할 수 없는 처지로 몰렸다. 하마스는 7월 초 오랫동안 주장하던 우선적인 영구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 주장을 철회했다. 미국과 카타르 등이 중재하는 3단계 휴전안을 위한 구체안들이 도출됐기 때문이다.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재배치 및 인도적 지원 확대를 위한 6주간의 정전→가자에서 이스라엘의 완전 철수 및 인질 전원 석방→가자 재건 및 새로운 통치 체계 수립의 3단계로 가는 세부 사항들이 조율되는 상황이다.
휴전이 성사되면 네타냐후는 극우 세력들 연정 이탈에 더해 야당의 총선 실시 요구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7일 이스라엘 점령지인 골란고원에서 일어난 축구장 폭격 사태로 인한 어린이 12명이 숨진 사건은 이스라엘이 공격 강화를 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했다. 이스라엘군은 축구장에 떨어진 로켓은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쏜 것이라고 주장했다. 헤즈볼라는 부인했으나 이스라엘은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습해 헤즈볼라 전략 부대 수장인 푸아드 슈크르를 숨지게 했다. 31일 가자전쟁 휴전 협상 및 외교를 담당하는 하니야가 암살됐고, 이 암살을 실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스라엘은 휴전 협상을 좌초시키는 효과를 얻었다.
일련의 사태로 네타냐후는 정권 유지에 동력을 얻었다. 튀르키예 외무부는 네타냐후가 “평화를 달성할 의도가 없다”도 비난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