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한정애 의원의 ‘군수품관리법’ 일부개정안 발의를 환영한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7-25 13:27 조회189회관련링크
본문
[논평] 한정애 의원의 ‘군수품관리법' 일부개정안 발의를 환영한다
“뭣이 중하냐고, 도대체가 뭣이 중하냐고” 영화 곡성을 본 사람은 누구나 기억하는 장면이다. 지난 4월 총선을 통해 “할 일 좀 해라”고 했던 국민은 그동안 너무 갑갑했다. 정작 중요한 건 놓친 채 국내 정치에 파묻힌 모습 때문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오늘 ‘가뭄의 단비’가 왔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군수품관리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그것이다. 한미동맹만 보고 질주하는 윤석열 정부의 위험한 불장난을 멈추려는 첫 노력이다. 그간 누구도 제 목소리를 못 냈다. 복잡한 내용도 아니다. 분쟁지역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는 위험한 일을 멋대로 하지 말라는 법안이다. 몇 가지만 질문해도 너무 당연한 일이다.
첫째, 대한민국 헌법은 우크라이나 포탄 지원과 같은 일을 하지 말라고 명시해 놓았다. 헌법 전문에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에 이바지” 한다는 문구가 그것이다. 분쟁지역에 포탄을 지원하는 게 이 목적에 어울린다고 믿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둘째, 남들은 몰라도 우리는 그러면 안 된다.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 지 우리는 안다. 우리가 돈을 벌자고 동맹을 돕자고 보낸 포탄에 군인만 죽는 게 아니다. 우리가 보내는 무기가 부메랑이 되어 언제 한반도를 덮칠지 모른다. 전 세계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해마다 한다. 그런 우리가 앞장서 싸움을 부추긴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셋째, 세상이 우리를 어떻게 볼지 생각해 보자. 잿더미에서 장미를 피운 대한민국이다. 한때는 일본의 식민지였다. 사랑하는 부모, 형제, 친구가 전쟁터로 끌려가고 우리 누이는 말 할 수 없는 치욕을 당했다. 그래도 우리는 복수를 꿈꾼 적이 없다. 오롯이 우리가 흘린 피와 땀으로 지금 이 자리에 왔다. 한국 드라마, 노래와 영화에 세계가 열광하는 건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한국은 희망이다. 약소국도 잘 살 수 있다는 것, 남의 것을 뺏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 사랑하고 존중하고 평화롭게 살면 오히려 복을 받는다는 증거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거꾸로 간다. 한 손에는 피를 묻힌 채 다른 손으로 사랑과 평화를 얘기한다. 위선이고, 부끄러움이고, 파멸로 가는 길이다.
늦어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 ‘잠깐 멈춰’라고 한정애 의원이 소리를 질렀으니 이 기회를 살려야 된다. 정말 우리가 할 일이 포탄 수출 말고는 없을까? 정말 우리가 할 일이 조선과 중국을 악마로 몰아붙이면서 그들과 끝장을 보는 걸까? 정말 우리가 할 일이 하늘과 땅과 바다를 온갖 무기의 전시장으로 만드는 걸까? 정말 우리가 할 일이 미국이 시키는 대로 물불 가리지 않고 남의 싸움에 뛰어드는 것일까?
못난 우리 선조는 불과 100년 전에 망국을 맞았다. 천신만고 끝에 해방을 맞았는데 그것도 못 지켰다. 오히려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그렇게 70년을 “때려잡자, 공산당”의 전초기지로 살았다. 우리의 삼촌과 자식은 아직도 군대에 간다. 정말 그만 좀 하자. 국회는 서둘러 이 법안 통과에 앞장서라. 국민의 뜻이다. 미국만 보는 윤석열 대통령도 이제는 국민을 봐라.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한다”고 선서했던 게 당신이다.
2024. 7.11.
한국중립화추진시민연대